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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회화

제목

영화회화 수강후기

작성자
이승준
작성일
2017.06.17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1163
내용

안녕하세요.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저와 영어는 평생 물과 기름과 같은 사이였습니다. 섞일래야 섞일수가 없었어요. 학창시절부터 영어책만 펼치면 정말 신기하게도 잠이 드는데 제가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반면에 수학과 과학을 공부할 때는 시간가는 줄 모르다 보니 점점 수학과 과학공부에만 치중하게 되고 영어는 손을 놓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아버지께서 항상 영어의 중요성을 피력하시며 수학, 과학공부좀 그만하고 영어공부좀 하라고 끊임없이 말씀하셨는데, 제가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학생이었지만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버틴 두 가지 중 하나가 바로 영어공부였어요. (다른 하나는 젓가락질..)

그렇게 대학교에 입학하니 공부해야 할 책들이 모두 영어로 되어 있었습니다. 공대가 제 적성에 잘 맞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영어 때문에 책을 읽을수가 없어서 공부하기를 포기했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인지 학부 시절에 그렇게도 공부를 안했건만 어쩌다가 좋은 교수님을 만나뵙게 되어 대학원까지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에 진학하니 영어가 저를 더욱 옥죄기 시작했습니다. 영어를 읽고 공부하는 수준을 뛰어 넘어 이젠 영어로 논문을 작성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영어로 강의를 듣는 것도 어려웠는데 이젠 해외에 나가면 영어로 발표를 진행해야 합니다. 대학원 생활동안 영어공부 하긴 해야 하는데..’ 하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이래 저래 호미로 잘 방어해 왔는데 졸업을 준비하는 지금 가래로도 막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문득 들었습니다. 박사학위를 딴들 내가 영어 한마디를 못하는데 과연 연구자로서 자질이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면서 제 인생에서 가장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습니다. 바로 제라스를 제 발로 찾아들어간 것이죠.

처음 영화회화 수업에 혼자 들어갔던 날이 기억이 납니다. 사람들끼리 서로 반갑게 왁자지껄 떠드는데 저만 혼자 도를 닦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한국말로 말해도 말이 잘 없는 사람인지라 이런 분위기에 적응하고 영어를 배울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런데 티나 선생님께서 그런 저를 보시고 활짝 웃으시면서 너의 수염이 마음에 든다하시면서 영어로 말을 거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어로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고 어색하게 웃으면서 눈만 껌뻑껌뻑 거렸습니다. 그런 제 심정을 티나 선생님께서는 간파하셨는지 한국인 맞으시죠?’ 하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셔서 모두를 웃게 만드셨습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이 수업 뭔가 재미있을 것 같다 하는 좋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티나 선생님께서는 수업중에 학생들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시는데 학생들의 답변으로부터 의미있는 좋은 표현을 선정하여 가르쳐 주십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제발 나는 시키지 마라 하고 고개를 푹 숙이곤 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시간 시작부터 조원들에게 사랑의 큐피트 화살을 받고 복권에 당첨되면 무엇을 할거냐는 질문에 답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 많은 사람들이 듣는 앞에서 즉석에서 영어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바보같이 말해서 사람들이 비웃으면 어쩌지? 내가 말한 내용에서는 의미있는 표현이 없어서 가르쳐 줄만한게 하나도 없을 것 같은데등등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입을 열기 시작하니 티나 선생님의 도움으로 대답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제가 아까 답변했던 내용을 복기해 보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뭔가 말이 안되는 문장같고 바보같은 답변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틀리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았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누구도 저를 이상하게 처다보지 않았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알 수 없는 뿌듯함도 생겨서 집에 오는 내내 다음에 또 물어보면 이렇게 답해봐야지 하면서 혼자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영어 말하기에 있어서 뭔가 의미있는 첫 발을 내디딘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처음에는 힘들더라도 수업시간에만 좀 고생하자 하는 생각이었는데 이게 웬걸.. 단체카톡방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영어일기를 쓰라는 공지가 올라옵니다. 처음에는 이건 또 어떻게 써야 하나 스트레스가 극심했습니다. 티나 선생님은 한 10분이상 투자하지 말고 간단하게 쓰면 된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게 안되는지라 처음에는 그 짧은 몇 줄을 쓰는데 1시간 이상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다 쓰고 나서도 이걸 올려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전송하였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더군요.

그렇게 조금씩 영어에 대해 마음을 열고 있는 저였지만 이건 곧 죽어도 할 수 없겠다 싶은게 있었으니 바로 1분스피치였습니다. 저는 영어로 말을 꺼내려 하면 일단 머리가 굳고 정신이 혼미해져 다시 정신을 차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면 1분은 지나가는 사람이라 1분동안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수강생 분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이것만은 안걸렸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데 어느 날 또 조원분들로부터 추천을 받고 1분스피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졌지만 일단 시작되고 초시계에서 시간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보이니 급한 마음에 얼른 정신줄을 부여잡고 배운 표현들을 이용하여 뭐라도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30초는 말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할 말을 다 마치고 나니 시간이 8초밖에 남지 않아 성공적으로 1분 스피치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티나 선생님께서 너무 격하게 반응하여 주셔서 내가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뭔가 말을 하긴 했구나 생각이 드니 영어회화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 더 생기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지금은 2달째 영화회화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직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평생 안고 있었던 두려움이었는데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저도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선 영어에 재미를 아직은 조금이지만 붙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퇴근하고 제라스 오후 수업을 들으러 갈 때는 대부분 피곤한 상태였습니다. 처음에는 2시간만 어떻게 버텨보자 라는 생각이었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수업을 들으면서 활력을 찾아가는 느낌입니다. 아마 티나 선생님의 긍정 에너지와 함께한다면 저같이 영어와 담을 쌓고 있던 사람이라도 누구나 그럴 것이라 확신합니다. 수업 시간동안 실컷 웃고 떠들다 보면 어느새 2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게 됩니다. 두 번째는 실수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틀릴까봐 입을 열기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틀리든 말든 일단 뭐라도 말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영어로 말하다가 표현을 못할때는 잠시 한국말로 말해도 상관없습니다. 어려운 표현은 티나 선생님께서 즉석 번역을 해주실 테니까요. 티나 선생님께서 이렇게 반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 주시다 보니 아무리 이상하게 말한다고 해도 아무도 저를 비웃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영어일기요? 아직 구상부터 전송까지 10분안에 빠르게 써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처음에 1시간 이상 걸렸던 것에 비하면 요즘에는 10-20분 정도? 아직 느리지만 그래도 장족의 발전을 한 느낌입니다. 꾸준히 써나가다 보면 저도 언젠가 10분안에 빠르게 쓸 수 있게 되겠죠. 그리고 써보다 보면 이게 은근 재미있어요.

마지막으로 저는 평생 제가 아주 무뚝뚝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고 주위에서도 그런 말을 들어왔습니다. 아마 영어를 쉽게 말하기 어려운 것도 이러한 성격 탓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지 밖으로 표현은 하지 못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삶을 지향하고 싶었지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인데 뭐' 하고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티나 선생님께서는 제게 풍부한 표현력이 잠재되어 있다고 항상 말씀하십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내가? 설마..' 하는 생각이었는데 이게 몇 번 듣다 보니 또 '그런가..?' 하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제가 표현을 하지 못한게 아니라 안했던 것이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제 숨겨진 내면의 자질까지 발굴해 주시고, 상극으로만 느껴졌던 저와 영어 사이에 계면활성제 같은 역할을 해주신 티나 선생님 덕분에 영어를 꾸준하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박사과정 이후에 해외로 공부를 더 하러 나가보고 싶다는 꿈도 생기게 되었구요. 아직 그러기엔 부족함이 많지만 제라스에서 꾸준하게 공부하면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한 번 티나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두서없이 긴어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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